오랜만에 병원을 갔다
한 달만인가?
어느새 시간은 반년을 훌쩍 넘고
온 가족이 지쳐 두 사람의 입이 모이면 서로 내가 힘들다며 누가누가 더 힘든지 겨루기 일쑤
점점 이 일의 원인인 아빠가 원망스러워진다
그야말로 지난주는 정말 최악
언니는 출산으로 정신이 없고 동생은 일로 바빠
모든게 나에게로 쏠린 상태
이거 필요하다 저거 필요하다 여기는 얼만데 인터넷은 얼마냐
일하는 중에도 하루에 3~4통의 전화는 기본
정말 정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수신거부를 해버렸다
물론 8시간도 못 돼 들통나 실수였다 무마하며, 원상태로 돌렸지만
그런 상태에서 토요일은 엄마 2박 3일 휴가를 위해 동생과 돌아가며 1박씩 아빠 간호를 하기로 한 상태
또한 지난 한 달 동안
엄마의 보고로 진전없는 아빠의 상태(마음가짐)를 들으며 아빠에 대한 반감만 커져있고
훈련을 통해 자연변을 보던게 다시 제자리로 약에 의존한다 하니...
원래대로라면 동생과 바톤터치로 공백없는 간호였다
근데 일이 꼬일려고하니 진짜...
동생은 일이 생겨 급히 먼저 가고 나도 일이 꼬여 2시간이나 늦어졌다
그렇게 아빠 혼자 세 시간
약으로 인해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변 때문에 이미 큰 일을 치르고 이도저도 못하고 앉았다 누웠다만 반복
동생은 가고 나는 연락이 안되니 휴가 떠만 엄마한테 전화를 했나보다
그래서 엄마는 나한테 전화를 해 언제 가냐 묻고
난 이미 시청역 데모로 열이 받을대로 받은 상태라 받자마자 화를 냈다
가능 중이니 재촉하지 말라고
평일 동안의 전화 스트레스도 안풀린 상태에 현 상태가 +되다보니...
그 날 역시 시청역 데모로 인한 버스 우회!!!!!!!!!!!!!!!!!!!!!로 안내문은 2시 반부턴데 2시에 이미 우회 시작
짐도 무거운데 택시도 없어 따릉이 빌려 시청역에서 경복궁역까지 가는데
도로며, 인도까지 막아선 데모인파로 자전거도 끌면서 이동하는데 데모 인파 중 한 사람이 왜 이리오냐고 적반하장
땀으로 목욕을 하고 30분 거리를 2시간만에 겨우 도착
가자마자 정신없이 기저귀를 갈고 뒤 돌아서니 이번엔 소변이 줄줄줄
찜찜함에 2시간을 버티며 비참함을 느꼈을 아빠의 마음을 알아줄 여유 같은 건 없었다
다 정리하고 나니 밀려오는 피로에 8시도 못 돼 잠이들었다
그러다 아빠의 대변 호출로 깨 정리 후 다시 누웠는데
옆에 입원한 다른 가족의 얘기가 들린다
열심히 마음 잡고 하라고 안 그럼 죽을거냐며 강하게 말하는 엄마와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다쳤을 당시 죽었을 거라고
지금까지 버틴 거 아까워서 못 죽는다고
그리고 이제는 죽는게 무서워서 못 죽는다고 자신의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아들
찡했다
우리 가족도 힘들어 남 돌아볼 여유 같은 거 없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낄 때마다 문득문득
다른 사람이라도 행복했음 좋겠다라는...
소리지르고 울고불고 하는 일 없이
가족 일로 숨이 막혀 주변(밖)을 둘러봤을 때 주변이라도 조용(평온)했으면 하는...
그리고 난 또 비교를 하고 기대를 건다
아빤 언제쯤 마음을 먹을까 하고
일요일 아침
여유를 부르며 복도로 나와 핸드폰을 보는데
어떤 할머니가 맞은편에서 통화 중인 사람을 향해
"간다~ 해방이다~" 말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가신다
그 모습에 난 또 엄마가 떠오른다
엄마도 저랬을까?
저렇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신나게 해방이다를 외치며
누구보다 고생하는 엄만데
내가 지치다 보니 오랜만의 휴가를 또 망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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